공모전, 그 노력에 대가가 있었을까
요즘 공모전 생각을 자주 한다. 정확히는 공모전을 준비하던 시간들 생각이다.
밤을 새우고, 기획을 몇 번이나 갈아엎고, 마감 직전까지 붙잡고 있던 것들. 그렇게 해서 제출 버튼을 누르고 나면, 이상하게 남는 게 별로 없는 기분이 든다.
그래서 요즘 드는 질문은 하나다. 그 노력에 대가가 있었을까?
들인 것과 남은 것
공모전 하나를 준비하면서 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많다.
- 시간: 다른 걸 할 수 있었던 몇 주, 길게는 몇 달.
- 체력과 멘탈: 마감이 다가올수록 깎여 나가는 것들.
- 포기한 것들: 그 시간에 하지 못한 공부, 쉬지 못한 주말, 미뤄 둔 다른 프로젝트.
그런데 끝나고 나서 손에 쥐어지는 건 결과 한 줄이다. 붙었거나, 떨어졌거나. 심사 기준이 뭐였는지, 내 결과물이 어디서 갈렸는지 제대로 알려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.
들인 건 이렇게 구체적인데, 남은 건 이렇게 흐릿하다. 그 차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.
상이 곧 대가일까
솔직히 상을 받으면 대가가 있었다고 말하기 쉽다. 이력서에 한 줄 생기고, 누군가에게 보여 줄 게 생기니까.
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것도 애매하다. 상장 한 장이 그 시간 전부를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. 반대로 떨어졌다고 해서 그 시간이 전부 사라지는 것도 아닐 텐데, 막상 떨어지면 꼭 그렇게 느껴진다.
결국 나는 결과가 노력을 증명해 주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. 그리고 그게 안 되면 노력 자체를 의심하게 된다.
그래도 남은 것이 있다면
이렇게 의심하면서도, 완전히 "아무 의미 없었다"고는 말을 못 하겠다.
- 마감이라는 압박이 없었으면 끝까지 만들어 보지 못했을 것들이 있다.
- 남에게 보여 줄 걸 전제로 만들다 보니, 혼자 할 때보다 더 꼼꼼하게 들여다본 부분이 있다.
- 막혔을 때 어떻게든 풀어낸 경험은, 결과와 상관없이 다음에 또 쓸 수 있다.
다만 이게 진짜 "도움"인지, 아니면 들인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으려고 내가 붙이는 의미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. 둘 다일 수도 있다.
아직 답은 없다
이 글에 깔끔한 결론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. "그래도 다 성장이었다" 같은 말로 정리해 버리면, 지금 느끼는 이 찜찜함이 거짓말이 되는 것 같아서.
지금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다.
-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. 그건 내가 잘못해서가 아닐 수도 있다.
- 그래도 다음에 또 공모전을 할지는, 상보다 그 과정에서 내가 뭘 얻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고 결정하고 싶다.
- 그리고 끝나고 나면, 결과 말고 과정에서 남은 걸 따로 적어 두려고 한다. 이렇게 흐릿하게 사라지지 않도록.
노력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. 어쩌면 그 이유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보이는 걸지도.